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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속마음이 보이는 피곤한 능력에 성격까지 까칠해진 남자.
    대호 그룹 이사, 진상진.
    그리고 그에게 고용된 만능 가사 로봇 같은 여자.
    가사도우미계의 스카우트 1순위, 이지안.

    숨 막힐 듯 제일 위까지 단추를 채운 블라우스, 돋보기 같은 안경.
    새로 온 가사도우미라는 여자의 옷차림을 한심하다는 듯 위아래로 훑는데,
    “처음 뵙겠습니다. 이지안이라고 합니다.”
    순간 상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촌스런 차림? 그딴 게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이 여자, 정체가 뭐지?

    진상진, 6살 이후로 처음으로 속마음이 보이지 않는 사람을 만나다.

    “여태 그렇게 고용주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해 왔습니까?
    그럼 고용주가 잠자리 상대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것도 해 줄 텐가?
    그래요? 이지안 씨?”
    조소 어린 싸늘한 상진의 말에 지안은 잠시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
    훗, 드디어 저 포커페이스가 무너지는 건가?
    로봇 같은 멘트가 바로 나오지 않자 내심 기대에 차올랐는데,
    “말씀 다 하신 거면 그만 내려가 봐도 될까요?”
    지안이 빠져나간 방문을 멍하니 보고만 있던 그가 미간을 확 구겼다.
    젠장! 좋아, 이지안.
    어디까지 그 잘난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지 한번 해보자고!
    그 가면, 내가 제대로 벗겨 내 줄 테니!

    철벽을 두른 듯한 여자의 보일락 말락 속마음 들춰 보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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