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이 좋겠군. 오늘 밤은 축하를 하는 자리니까.”

네이트의 그 말이 생각에 잠겨 있던 애니를 현실로 데려왔다. 샴페인?
“나 술 안 마시는 거 알면서 왜 이래요? 결혼식 때도 안 마셨는데, 이제 와서 내가 왜 샴페인을 마셔요?”

“그야 당신이 이혼하고 싶으니까 그렇지.”
네이트는 그녀를 향해 몸을 기울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안 그래?”

“그럼요. 세상 무엇보다 그렇죠.”
애니는 어금니를 깨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이트가 잔을 들고 작게 외쳤다.
“우리 결혼을 위해서.”

애니도 그에게 질세라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외쳤다.
“시기적절한 파경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