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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굵직굵직한 특종을 터트리며 승승장구하는 기자 캐리.

    이번에 그녀는 개인적인 이유로 사업가 안드레아스를 표적으로 삼고, 잠입 취재를 위해 정체를 속이고 그의 비서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 남자는 목욕물 받기부터 잠자리 준비까지 온갖 잡다한 일을 다 시키며 노예처럼 그녀를 부리는 게 아닌가.

    그래도 복수를 위해 꾹 참고 그가 시키는 대로 일을 하던 캐리는 어느 날, 방에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몰래카메라를 발견하는데….



    “물 가져왔습니다. 테이블에 올려놓을까요?”

    “여기로 가져와요.”

    캐리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길 바라며 재차 확인했다.
    “욕실로요?”

    “내가 여기 있으니, 그렇죠.”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열려 있는 문을 향해 걸어가면서 캐리는 그가 아직 옷을 다 벗은 게 아니기를 바랐지만 헛된 바람이었다. 안드레아스는 큰 욕조 안에 들어가 상체를 내놓고 드러눕듯이 문을 향해 앉아 있었다. 그녀를 향해.

    “이리 줘요. 부끄러워할 것 없어요. 난 초대할 때만 문다니까.”

    얼굴이 확 붉어져 그의 얼굴에 물을 끼얹고 싶은 걸 참고 시선 둘 곳을 찾으며 한 발을 뗐다. 그를 쳐다볼 수 없었다. 캐리는 팔을 뻗어 손가락이 닿지 않게 조심하며 잔을 건네고 얼른 뒤로 물러났다.
    “그럼 편하게 목욕하세요.”

    “남아서 내 말동무를 해 주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