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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악마에게 사로잡히다.
화가를 꿈꾸며 힘겹게 생활하던 밀리는 패션계의 재벌 르밴더가 식당에서 연인과 다투는 현장을 목격하고 그에게 첫눈에 반한다. 화랑 앞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그가 돈이 곧 힘이고 권력이라고 믿는 지독한 남자라는 걸 알게 되지만, 밀리는 그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하룻밤의 추억을 만드는데….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니… 허튼 소리 마세요.
얼굴은 아름답지, 하지만 몸은….”
르밴더의 손가락이 어깨 위를 쓸어내리자 밀리는 긴장하여 침을 꿀꺽 삼켰다.
“당신은 정말 여성스러워.”
“뚱뚱하다는 말이에요?”
그녀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키득거렸다.
“나도 운동을 더 해야 한다는 건 알아요.”
괜한 얘기를 했다. 아니, 뚱뚱한 건 아니었다. 다만 르밴더가 봐 오던 갈대처럼 여윈 여자들과 비교할 때는….
생각은 그쯤에서 멈추었다. 그녀는 꼼짝 않고 긴장한 채 그가 블라우스의 단추를 푸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젖가슴 위쪽이 드러났음을 느꼈고 그의 두 눈이 그녀의 창백한 살갗을 보며 이글댄다는 것도 알았다.
다른 장소, 다른 때 같았으면 그의 뺨을 후려쳤겠지. 그리고 벌떡 일어나 이곳을 나갔으리라. 그러나 상대는 다름 아닌… 르밴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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