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
내가 오빠한테 주는 마지막 기회야.
도망가고 싶으면, 지금 가요.
난 두려움 따위 없으니까.
너무나 순수한, 눈부시게 찬란한 순간을 공유했던 윤오와 은효.
하지만 집안의 반대 앞에 절망하던 윤오에게
은효가 남긴 것은 쓰디쓴 배신뿐.
그녀가 없는 삶이란 오직 악몽과도 같았다.
7년 후, 단 한 번뿐이었던 감정을 처절히도 시궁창에 처박은
그 여자가 돌아왔다.
보란 듯이,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
그 뻔뻔한 얼굴을 쳐들고.
“윤오 씨…….”
부르지 마. 내 이름 따위. 넌 날 잊었잖아.
이렇게 욕망하던 나를…….
모든 구속과 속박은 이 순간 사라졌다.
세상의 규율과 규칙, 시선 따윈 필요 없다. 내가 널 원하니까.
내가 널 가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