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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에 미혼모가 된 그녀, 가은.
사랑하는 래환의 끈질긴 구애에도 그녀는 아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녀에게 있어 아이는 목숨과도 같았다. 그는 도망가서 살자 설득하지만, 가은은 번번이 밀어내야만 했다.
난 왜 이 남자만을 바라볼 수 없는 걸까? 이렇게 좋은데.
“이제 우리 그만 해요. 그러지 않으면 정말 돌이킬 수 없다고요.”
서둘러 끝내지 않으면 꼬리를 밟히게 될 것이다. 오늘도 그랬다. 거의 입을 열지 않고 내내 가은만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그 경직된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알아채지 못한 것은 다행한 일이나, 언제까지 사람들의 눈을 속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알아, 안다고. 하지만 널 잃고 내가 살 자신이 없어.”
“오빠.”
“왜 내가 아니라 형이야? 왜 그 아이 아버지가 내가 아니라 형이냐고!”
래환이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엄청난 질투가 그의 정신을 좀먹는 것 같았다.
“그 생각만 하면 미칠 것 같아. 돌아버릴 것 같다고. 형이 너를 볼 때마다 그 눈을 파 버리고 싶어. 그 눈을 파서 패대기치고 자근자근 밟아도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아. 으윽!”
그에게 모든 사실을 말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괴로워하는데 사실을 말해 줄 수 없어 한편으론 심장이 미어터졌다.
‘미안해요. 당신까지 속일 수밖에 없어서.’
대체 언제까지 이 많은 사람들을 속여야만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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