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은 낮게 혀를 찼다.
실수였던 그날 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성적 만족도는 최고였던 그 밤 이후
그에게 못된 버릇이 생겨 버렸다.
누군가를 떠올리면 심장이 미친 듯이 간질거렸다.
가슴을 긁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진정한 하룻밤을 원해요. 나도 좋고 오빠도 좋은.”
재앙 덩어리 국외향.
단 한 번도 정사 상대로 생각해 본 적조차 없던 여자가
더 큰 재앙이 되어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실무관이라는 신분으로 나타나면서!
“그렇게 이상하게 보지 말아요. 나 인간 아니잖아, 오빠한테는……. 그렇죠?”
마녀 로렐라이처럼 그녀가 다가온 순간 서준은 직감했다.
그의 인생에 집요하게 달라붙어 있던 이 재앙 덩어리 여자가
결국에는 자신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말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