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떠도는 기묘한 열정,
그래서 두렵기까지 한 그대에 대한 마음…….

술에 취했기 때문이라 말할 수도 없었다.
그녀를 본 순간, 준환의 몸에 가득하던 취기 대신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짜릿한 욕망이 그를 관통했기 때문에.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은 날이라고, 버림받은 비참함을 떠올리라며
이성은 들끓고 있는 스스로를 계속해서 달래려 했지만
그런 준환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담히 그에게 다가서는 그녀, 화란.

헛된 하룻밤의 열정으로 여기며 애써 잊으려 했던 그녀가
자신이 근무하는 호텔의 여사장으로 다시 나타난 것은
그로부터 1년 후의 이야기였다…….

사랑이 아닌 뜨거운 유희.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 관계를 사랑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었다.
배신감으로, 화려한 결혼반지를 빼 던졌던 그 순간부터
다시는 사랑 따위 하지 않으려 했던 화란이었기 때문에.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남자라고, 그는 단순한 장안감일 뿐이라며
화란은 그에게 마음을 열고 있는 스스로에게 말했지만
그런 마음마저 무너뜨리고 그녀의 심장을 뛰게 만들어 버린 남자, 준환.

결국 서로에 대한 끝없는 갈급함으로 연인이 되었지만
마음과는 달리 계속해서 어긋나는 두 사람의 행동으로
그들의 인연은 다시금 흔들리고 있었다...

*목차*

종말
일탈
재회
내게 거짓말을 해 봐
사냥
거미줄
응징
소심한 복수
화염
파경
소통의 시작
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