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인이 되지 않을래?”
“……네?”
“내, 애인.”
수상한 비서, 그녀를 시험에 들게 하리라.
빠져나갈 수 없게 옭아매고는
정체를 낱낱이 까발려 그 무결한 얼굴이 일그러지게 하리라.
그러길 희망했던 남자, 서재하.
하지만 도리어 시험에 든 것은 그였다.
“상무님은…… 이상한 분이에요.”
“그거 자주 듣는 말이네.”
스파이로 보내진 여자, 박남희.
자신에게 상냥한 그 남자의 본심이 두렵다.
저를 향한 그의 집요한 눈길이 뜻하는 건 무엇일까.
그는 과연 맹수일까 충견일까.
자신은 그를 배신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