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을 해야 한다면 필부의 아내로 그저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한데 황명으로 그녀에게 주어진 이는 정반대의 사내였다.
제국의 국경을 쥐고 있는 상장군, 이헌.
심지어 그에게 문원은 원수 집안의 여식이었다.
하지만 그와 혼인하지 않으면,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모든 걸 잃는다.
“혼인만 해 주신다면 죽은 듯 살겠습니다.”
“……숨만 쉬고 살겠다?”
그렇게, 오직 살기 위한 혼인을 했다.
그런데.
“그 다리로는 움직이지 못할 거다. 업혀라.”
“연회에 참석하라는 황명이 내려왔다. 같이 가겠나?”
오히려 저를 대접해 주는 그가 한없이 의뭉스러웠다.
그러나 마음은, 이상하게도 그 다정함에 요동을 쳐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