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서희, 자신보다 열네 살이나 어린 여자.
한 번도 여자로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여자로 보이지도 않는 동네 꼬마.
그런 꼬마를 데려와 자신의 아내라는 자리에 떡하니 앉혀 놓으니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 처사였다.

“잘 들어, 현재가 어떻든 넌 나한테 코흘리개 어린애일 뿐이야. 알아들어?
법적 부부? 하! 그런 게 나한테 통할 거라 생각해? 귀엽게 봐주는 것도 여기까지야.
어른들이 너한테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절대 너 받아들이지 않아.
똑똑히 기억해둬.”

폭우처럼 거센 그의 거절에 서희는 마냥 피하지 않고 비를 맞는 작은 꽃이었다.

“아저씨 말대로 말도 안 되는 결혼이라는 거 알아요. 근데요,
그 말도 안 되는 결혼…… 제가 선택했어요.
아저씨랑 열네 살 차이나는 것도, 이혼남이라는 것도 다 알고 내린 결정이라고요.”

산들바람처럼 잡히지 않는 그녀의 고집에 태원은 흔들리고 싶지 않은 고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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