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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의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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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장찌개 끓일 줄 아세요?”

    25살에 결혼하지 않으면 요절할 거라는 무당의 말 때문에
    5개월째 선을 보고 있는, 자칭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여자, 나승아.
    그녀가 바라는 남편상은 대파 한 단쯤 승아 대신 썰어 줄 수 있는 남자!
    맞선 시장에 그녀를 위해 대파와 싸워 줄 이가 있을 거란 기대는 없었으나,

    “된장찌개 같은 건 할 줄 알아. 기본적인 거야 대강 하지.”

    2주 전, 그녀의 구미에 맞는 답을 한 유일한 남자, 최태성을 만났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안전벨트가 작동을 잘 안 할까…….
    아무래도 차가 널 보내기 싫은가 보다.”
    그가 그녀의 왼손을 자신 쪽으로 잡아당겼다.
    허락을 구하는 부드러운 동작. 승아는 두 눈을 감았다.

    왜 멈추느냐고 매달리고 싶을 만큼 그와의 키스는 좋았다.
    그런데……그는 그 후로 연락 한 번이 없었다.
    처녀 손을 떡 주무르듯 주물럭주물럭거려 놓고선!
    헤어지기 전 차에서 키스까지 해 놓고! 연락한대 놓고!
    있는 가슴 없는 가슴 다 설레게 했다가 찬물 끼얹더니
    이제 와서 나타나 대뜸 뭐라고?
    “누구 맘대로 다른 남자랑 선본 거냐?”

    태성은 과연 승아에게 대파 써는 이상형의 본질,
    ‘사랑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어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