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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그녀는 반한 것이다. 그에게.
“……전에 반했냐고 물어봤죠? 반했어요. 안 봐도 자꾸 생각나요.
그래서 왔어요. 보고 싶어서. 그렇다고 뭘 어쩌겠다는 건 아니고요,
그냥 신경 안 쓰셔도 돼요. 폐가 되긴 싫으니까요.”
여자는 습관처럼 배꼽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현은 눈썹을 찌푸렸다.
이렇게 제 할 말만 하고 가버리면 난데없는 고백을 받은 그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전 보통인데요.”
“본인이 보통이라고 생각해요?”
서인의 눈이 새하얗게 웃는 현과 마주쳤다.
가슴 한 곳이 찌르르 울렸다. 목이 말라와 침을 꼴깍 삼켰다.
현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눈 꼬리를 접으며 웃었는데
남자가 이렇게 예쁠 수도 있는 건가 싶어 머리가 멍해졌다.
“특이합니다, 이서인 씨. 정말 모자란 게 아니라면.”
서인의 가슴에 방울이 톡 하고 터졌다.
저도 모르게 입을 지껄였다.
“결혼해 주세요.”
현은 그녀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는지
입가를 둥글게 그려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청혼하는 여자가 특이하지, 안 특이해요?”
……정말이에요. 저랑 결혼해 주시면 안 돼요?
이왕 할 거면 이 사람과 하고 싶다고 서인의 마음이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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