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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배. 제 이름이 왜 봄인 줄 아세요? 봄에 버려져서, 봄이에요.”
    기다릴 가족 같은 게 없으니 떠나기는 쉽고 돌아오기는 힘들었다.
    떠나길 염원했던 이유는 이곳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있다 해도 그의 곁은 제 것이 아니었다.
    그럴 리 없었다.

    “봄아, 나는 널…… 집요하게 사랑해.”

    너무 완벽해서 말도 안 되는 남자가 있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그 남자가 단 한 사람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는데,
    그게 바로 나였다.

    “그 밤에 너는 처음이었지.”
    “그건 이유가 안 돼요.”
    “그리고 내게도 그랬어.”
    봄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속눈썹이 바르르 떨려 댔다.
    “단지 내가…… 첫 경험 상대라 그런 거면…….”
    “첫 상대야. 첫사랑이고, 첫 여자. 내 모든 처음.”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일인데. 자신이 그의 처음이라고는.
    심지어…… 그가 자신을 사랑, 한다고는 조금도 여겨 보지 않았다.
    첫사랑? 내가, 당신의? ……아직도?
    봄의 의문 가득한 눈길을 강오는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를…… 잊을 수가 있을까.”
    봄의 입술은 차마 말을 고르지 못하고 자잘하게 떨리기만 했다.
    “자, 이제 네가 말해 봐. 내가 너를 잊어야 하는 이유.”

    하룻밤의 실수, 8년간의 집요한 외면과 상반되는 집요한 기다림.
    잘못된 시간을 바로잡는 두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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