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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한 번도 살면서 이런 느낌은 없었다. 아직 미숙한 시절 처음으로 안고 싶었던 여자에게 느꼈던 열기가 이와 비슷했던 듯하다. 하지만 그 열기가 한낱 불꽃이라면 이건 자신을 온통 집어 삼키고 불태워 버릴 강한 불덩어리였다. 시뻘건 화염이 머리끝까지 닿자 갑자기 태하는 모든 게 명쾌해지는 느낌이었다.

    불덩이의 실체는 욕망, 바로 이 여자를 갖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이 여자를 볼 때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자신을 괴롭히던 이 감정은 그녀를 갖고 싶다는 수컷의 원초적인 본능이었다. 사춘기의 애송이처럼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하룻밤이 너무나 인상적이라 잊지 못하는 건지도. 그러나 태하는 자각하고 있었다. 그가 하연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그녀를 갖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이 그를 지배했다. 그것이 온전히 육체만인지 아닌지는 그 자신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최태하, 그가 30여 년을 살면서 지금처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싶다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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