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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은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빙성 있는 말이다.

    아련할 만큼 작고 고운 그녀의 미소에 욕심이 난다.
    사랑스럽게 수줍음을 비추는 그녀의 손짓에 욕심이 난다.
    아, 설마하니 그 작았던 꼬마에게 마음을 빼앗길 줄이야.

    그 사람을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는,
    그리고 이토록 애틋할 줄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와서 말하시는 이유가 뭐예요? 만약, 이게 장난이라고 해도.”
    침을 삼키며 미덕은 온 힘을 다해 목소리를 짜냈다.
    “난 이제 오빠 놓아줄 수 없어요.”

    작게 찍힌 점 하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도,
    기억할 수도 없는 그 작은 점.
    문득 돌아보았을 땐 그 작은 흔적이 나의 전부임을 깨달았다.
    좁고도 좁은 공간 그러나 끝을 알 수 없는 향기에 취해 점점 더 깊고 깊게 빠져 들어갔다.

    한없이 가라앉으며 숨이 막혀 발버둥을 치는 그때 끝을 알 수 없던 점의 마지막에 네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