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이 곧 정의가 되는 세계
각자의 목적을 위해 치열하게 부딪치는 세계
그 탐욕에 취해 기꺼이 짐승이 된 자들이 우글거리는 세계
그 야만의 세계 속으로
그녀는 스스로 먹잇감이 되어 걸어 들어왔다.
“오늘부로 사장님 개인 비서를 맡게 된 이기진입니다.”
건드리고 할퀴어도 순순히 고개를 숙이고 마는,
입력된 것을 충실히 출력하는 프린터 같은 저 여자의 얼굴을
……부서뜨리고 싶었다.
“비서라는 게, 어디까지 해 주는 거지?”
틈 하나 없이 완벽했던 눈동자가 흔들린 순간,
진한 코냑을 들이켠 것 같은 짜릿한 흥분이 일었다.
어떤 독을 품고 있는지
얼마나 치명적일지 궁금하다면
직접 먹어 볼 수밖에.
그것이 그가 살아온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