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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남자, 한승윤.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남자.
    냉철한 식견과 판단력으로 일에 있어선 철두철미하지만, 실상은 말을 안 할 뿐,
    그의 속내는 항상 버겁게 느껴지는 집안, 그리고 후계자라는 막중한 책임감, 거기다 정략으로 엮인 예비 약혼녀까지.
    모든 것이 그에겐 버거운 짐일 뿐이다.
    늘 벗어나고 싶었다, 틀에 짜인 정해진 일상에서.

    그러던 어느 날, 아시아 경제인 포럼에 참석차 나섰던 출장길.
    캠브리지 시절 동문수학했던 벗 콴을 만나기 위해 잠시 경유했던 마카오에서 그녀를 만나고야 말았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어린애일 뿐인데,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그 여자에게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처음 그 어린애 같은 여자에게 느꼈던 감정은 희한하다, 신기하다, 였다.
    그러나 그녀의 행동이, 표정이, 말투가 그를 웃게 만들었다.
    신선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활동적이다. 저 작은 여자에게서 넘치는 에너지가 그의 심장을 맥동 치게 만들었다.
    저 여자를 보면 즐겁다, 함께 있으면 행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욕심이 났다. 갖고 싶다. 안고 싶어졌다.
    절대로 딴 놈한테 주기 싫다. 내 여자로 만들고 싶다.

    그녀는 매일 똑같았던 일상에서 벗어난 단 하나의 일탈.
    불을 향해 날아가는 부나방처럼, 그의 나이 서른하나에 지독한 첫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이름,”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생각해 보니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랬던 것 같다. 과묵한 그가 어쩌다 짧은 대꾸라도 해주면 이 여자는 눈을 반짝거리며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는 것을. 잠깐의 침묵 끝에 승윤은 다시 말을 이었다.
    “……물어봐도 됩니까?”
    “제 이름이요?”
    생각지도 못한 뜬금없는 물음에 여은은 의아하게 반문했다. 그런데 침착해 보이던 그의 눈동자에 알 수 없는 초조함이 읽히자 여은은 저도 모르게 이름을 말해 버렸다.
    “……서여은.”
    그가 몸을 돌렸다. 딱 봐도 엄청 고민한 끝에 이름을 물은 것 같은데, 그는 서여은이란 이름만 챙기고는 일절 대꾸도 없이 돌아섰다. 괜스레 서글퍼졌다. 다시 만날 기약도 없는 사이에 이름은 알아서 뭐 하려고. 그리고 남의 이름을 물었으면 자기도 통성명을 해야지. 서운한 마음에 여은은 택시에 몸을 실으려는 그의 뒤에 대고 외쳤다.
    “나이는요? 나이는 안 물어봐요?”
    뒤에서 봐도 그의 어깨가 흠칫 굳는 게 느껴졌다. 당황하고 있는 거다. 그 모습이 어쩐지 재미있어서 여은은 조금 전의 섭섭함은 잊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에이, 아저씨 작업 거는 데 소질 없구나? 이름 물었으면 그다음엔 나이를 물어야죠.”
    밝은 목소리로 그녀가 다가와 말을 거는데도 승윤은 그런 적 없다는 얼굴로 당혹감을 감추고 택시에 올랐다.
    “제 나이는 스물둘인데…….”
    차 문을 닫기 전 웅얼거리는 그녀의 마지막 말을 들었다. 기사가 출발해도 되냐는 듯 그를 돌아보았다. 고개를 끄덕여 주자 미끄러지듯 차가 출발했다.
    스물둘이라……. 많이 어리구나. 잘 지내란 인사라도 해줄 걸 그랬나? 어떤 얼굴을 하든 시종일관 웃는 낯으로 그를 대하던 그녀였는데. 너무 매정하게 돌아선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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