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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낭에 걸린 보름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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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기 가득한 제주의 바람 때문이었을까.
    짧은 휴가를 누리기 위해 조용히 제주행 티켓을 끊었건만
    앳돼 보이는 현지 코디 아가씨와 말을 섞자마자
    스태프보다 먼저 이곳에 온 본 목적이 저만치 멀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최고의 인기 배우를 앞에 두고도 무심히 굴던 그녀가
    잠시 무장 해제 된 미소를 입가에 걸었을 때,
    나는 내 휴가를 버리고 그녀의 시간을 훔치기로 결심했다.

    “내일부터 현장 답사 다닐 거야.”
    “배우가 촬영지 사전 답사 하는 경우는 없었는데요.”
    “나는 해.”

    혼자 보낼 사흘간의 휴가를 날려 버렸음에도,
    내 말에 잔뜩 못마땅해진 그녀의 표정을 똑똑히 봤음에도
    이렇게 신이 나는 건 왜일까.
    배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몸이 출렁이는 기분이다.
    그때 어딘가에서 포근한 바람이 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