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제외하면 모든 세상이, 모든 삶이 잿빛으로 느껴질 정도로.
너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는, 네가 아름다웠을 뿐이다.
하지만 끝까지 감정을 숨겨야 하는 이유는 그저 단 하나.
내 사랑이 네 행복이 될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 의지는 오랫동안 바라 왔던 단 하나의 욕망에 의해 사그라지고 말았다.
“사랑해.”
승조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오래도록 억누르고 억눌러 왔던 감정을 전했다.
“사랑해, 희원아.”
그 말을 끝으로 희원의 입술을 깊게 삼켰다.
동생이 아닌, 여자로 느껴 온 너에게 하는 입맞춤.
네 아픔들은 항상 오롯이 나의 상처로 자리 잡았는데
그토록 아프게 우는 너에게, 나는 그 어떤 대답도 해 줄 수 없었다.
나를 구원해 준 너를, 내가 갖고 싶다는 이유로.
나는 그 날 분명 네 아픔보다 내 사랑이 우선이었다.
놓을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꽃.
너는, 나에게 단 하나의 열망이었다.
Plastic Fl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