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가족이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세상에 홀로 남은 연수. 절망에 빠진 그녀에게 할머니의 오랜 지인인 이 회장 내외가 손을 내민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행복에 감사하는 것도 잠시, 그 집의 골칫덩어리 외손자 현준을 만나면서부터 그녀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하는데…….

“나 기다릴 만큼 기다린 거 알잖아. 이젠 나 좀 봐 줘라, 응?”

연수가 안타까운 눈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너하고 나라니……, 말도 안 돼.”

현준이 그녀를 잡은 손에 힘을 더 주었다.
“내가 다 책임질게, 연수야. 너 힘 안 들게 내가 다 알아서 할게. 그냥 믿고 따라오기만 해.”

그의 간절한 설득에 연수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렸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말야. 너하고 나하고 사귀게 된다면……, 그러다가 드라마처럼 너희 식구들이 우리를 막 갈라놓으려고 하면 어떡해? 그러다 지쳐서 헤어지기라도 하면? 그러면 너보다 내가…… 더 아플 것 같단 말이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연수의 눈 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절대 그런 일 없게 한다니까. 그리고 우리 식구들이 너하고 날 떼어 놓으려고 하면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무슨 일 있어도 너 안 놔! 절대 단념 안 해. 죽어도 안 한다고. 알겠어?”---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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