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를 갈아 본 적 있어요?”

“아니 없소.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소. 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오.”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시범으로 보여 줄 수도 있는데, 어때요?”
그레이스가 기저귀 가방을 열며 물건을 꺼내는 척했다.

그때 에밀리오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제발 하지 마시오. 차 안에서는 안 돼!”

공포에 질린 에밀리오의 표정을 보자 그레이스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녀의 뺨에 보조개가 깊게 패었다. 그가 스페인 어로 욕설을 낮게 내뱉더니 그녀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날 놀리려고 했군! 당신은 교활한 여우 같아, 그레이스!”

그레이스가 기저귀 가방을 닫으며 말했다.
“이번엔 봐줄게요. 하지만 조심하세요, 에밀리오. 당신이 아기를 키우려면 아버지가 되는 일과 함께 모든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걸 말이죠!”

그녀의 행동이 주제넘었던 것일까?
순간 깜짝 놀란 표정이 그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