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같은 사람이 기다릴 것으로 믿습니다.”
늘 단정하고 예의바른 태도를 고수하는 비서실장 서준휘.
조금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로봇 같은 그가 운명을 논하다니.
너무 어울리지 않아 순간 비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운명이 뭐죠?”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거, 나하고 한번 만들어 볼래요?”
선이 분명하고 뜨거운 그의 입술에 먼저 다가갔다.
가벼운 호감에서 시작되었던 키스는 낙인처럼 내려앉았다.
의외로 로맨틱한 상상을 하고 있는 서준휘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저 남자를 갖지 못하면 당장 숨이라도 멎을 것처럼.
여자를 모르는 남자와
연애를 모르는 여자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상사를 대하듯 늘 깍듯한 그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