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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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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동.
    새벽 5시가 지날 때쯤 울린 초인종 소리.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자 문틈 사이로 안나가 보였다.
    “안나 씨?”
    “위로…….”
    그녀의 입술이 달싹였다. 민호는 무릎을 굽혀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위로해 줘요. 위로해 준다고…….”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안나가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 숨소리가 고혹적이었다.
    민호는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을 느끼며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따듯해…….”
    목덜미 부근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척추가 다 찌릿찌릿했다.

    밤의 그녀는 솔직하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날이 밝으면 모든 게 꿈이었던 것처럼 돌변한다.

    “앞으로는 그냥 무시하세요.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밤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전혀 모르는 안나를 보며 민호는 옅게 웃었다.

    “나는 안나 씨가 오면 기쁘게 맞이할 거예요.
    당신을 거부하는 일 따위 못 해요. 아니, 안 해요.”

    그러니 언제든 찾아와요.

    “안나 씨 좋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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