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몸살 기운이 계속되자 서둘러 병원을 방문한 타샤는 임신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함께 살고 있는 연인 자레드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지울 수 없었기에 용기를 내어 임신 사실을 고백한 그녀. 예견대로 덤덤한 그의 반응에 상처를 받은 타샤는 마지못해 청혼하는 자레드를 바라보며 매몰차게 거절하는데….
“우리 결혼하기로 해.”
순간 들려온 갑작스러운 제안에 타샤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의무감으로 하는 결혼 따위는 거절할게요. 사랑이 없는 가정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자레드의 눈이 험해졌다.
“사랑이 없는 가정이라니? 어떻게 당신은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우리의 관계는 매우 자유로웠어요. 두 사람 다 아이를 만들 생각은 머리에 없었죠. 그것은 결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잖아요.”
“하지만 당신의 배 속에 있는 건 우리의 아이야!”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결혼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아니, 나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타샤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만약 내가 임신을 하지 않았더라도 당신은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