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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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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한가은.

    10년 동안 재개발에 묶여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서울의 한 귀퉁이.
    똬리를 튼 뱀처럼 구불구불한 언덕길 끄트머리 어디쯤
    그녀가 나고 자란‘집’이라는 게 있다.
    엄마 아빠의 독기 어린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쟁쟁거리는 곳.
    겨울엔 칼바람에 몸을 뜯기고,
    여름엔 이른 아침부터 불덩어리 태양을 맞닥뜨려야 하는 곳.
    매캐한 연탄가스가 늘 먹구름처럼 맴도는 곳.
    하늘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천국보다 지옥에 가까운 곳.
    ……매일 고행을 자처하는 수도자처럼 홀로 그곳을 오르내렸다.
    해마다 돌아오는 크리스마스.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였던 산타는 죽지도 않고 또 왔다.
    빌어먹게 오래 사는 그 할아버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원을 빌었던 적이 있다.

    ‘학교 안 가게 해 주세요…… 부자 되게 해 주세요…… 빨리 죽게 해 주세요…….’

    그, 김현우.

    “……못된 계집애.”

    부족함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명석했을 뿐 아니라 깔끔하고 올곧은 성격에 도덕적인 가치 기준도 높았다.
    계획대로 차근차근 일궈 가는 삶은 성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분명했다.
    끊임없이 노력과 절제를 필요로 했지만,
    자부심과 긍지라는 대가는 그런 것들을 기꺼이 감내할 만큼 달콤했다.
    동생의 여자 친구와 맞닥뜨리며 슬며시 찾아온 비밀한 감정.
    한가은에겐 처음부터 이성이나 윤리 따윈 적용되지 않았다.
    완벽했던 삶은 뒤죽박죽이 되고 최악까지 내몰린 지금은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얄팍한 수를 꾀하며 곁눈질하고 가슴 졸이는 중이다.
    자신에게 있는지조차 몰랐던 추하고 더러운 것들의 본능 밑바닥까지
    긁고 들쑤시고 휘젓는 그녀가 정말……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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