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로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도미니크는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온 티나로부터 황당한 말을 듣게 된다. 그 이야기인즉, 그에게 숨겨진 어린 딸이 있다는 것! 그는 티나를 사기꾼이라 여기고 차갑게 내쫓아 버리지만, 자꾸만 엄습해 오는 의문으로 인해 하루 종일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도미니크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 또다른 이유 한 가지. 그것은 바로 뇌리에 박힌 티나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내내 떠나질 않는다는 사실이었는데….

“티나?”
도미니크가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방 불이 아직 꺼지지 않은 것 같은데?”

“나, 나는… 책을 읽고 있어요.”
티나가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잠깐 이야기를 할 수 있겠소?”

“아니요. 나중에 하는 게 좋겠어요.”
겁먹은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아니, 지금 해야겠소. 그러지 않고는 잠을 자지 못할 거요.”

문손잡이가 돌아가는 걸 본 티나는 소리를 지르면서 침대에서 뛰어나오다가 그만 들어오려던 도미니크의 가슴에 힘껏 부딪치고 말았다.
“아아!”
티나는 당황하여 소리쳤다. 그녀는 그를 쳐다보거나 욕망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 그 외의 일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이미 그의 늠름하고 남자다운 감촉을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