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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결혼해야만 하는 여자
    결혼에는 생각 없지만 여자를 다시 만나고 관심이 생긴 남자
    결혼을 약속한 후 연애를 시작한 그들의 이야기


    친구의 형. 동생의 친구.
    10년 전, 기승언과 유마리는 가끔 오다가다 마주치면 인사하는 게 전부인 사이였다.
    그리고 10년 후, 두 사람은 맞선 자리에 재회하게 된다.
    하루라도 빨리 결혼을 서둘러야 하는 마리의 입장과는 정반대로, 승언은 가족들의 은근한 압박에 못 이겨 집안 어른들께 한 번쯤 ‘나도 결혼을 위해 맞선을 보긴 봅니다’라는 선전용으로 나온 것이었다. 마리라면 적당히 자리 정리하고 상황을 마무리 짓기도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얕은수를 굴리다가, 마리의 진지한 태도와 간절함에 뺨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게 된다.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았던 승언은 그 자리에서 마리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결국 2주 후 마리의 맞선 자리에 그녀를 찾아간다.
    앞으로 결혼식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3년쯤 무난한 결혼 생활을 요구하는 마리에게 승언은 결혼 전까지 연애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연애결혼이 시작된다.

    *

    한 3년쯤 사고 없이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남자라면
    당장 내일이라도 결혼할 수 있는 유마리.

    집안 어른들께 ‘나도 결혼을 위해 맞선을 보긴 봅니다’라는
    선전용으로 가볍게 맞선 자리에 나선 기승언.

    “그럼 우리 곧 결혼하게 되나?”
    “제가 퇴짜 놓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당당하세요?”
    “그럴 리가.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보면서 퇴짜를 운운한다고 내가 그 말을 믿겠어?”

    더는 볼 것도 없고 더 바랄 것도 없는, 딱 맞는 수준의 결혼.

    “혹시, 원하는 거 있어요? 조건이랄지…….”
    “연애하자. 이대로 어영부영 결혼 준비하고 식 올리는 건 낭만이 없잖아.”

    이 상황에서 낭만을 찾다니…….
    그가 말하는 연애는 대체 어떤 것일까?

    결혼 상대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한 맞선 자리에서
    덜컥 연애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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